세계를 놀라게 한 감동의 ‘큰 절’
2012 런던 올림픽이 많은 감동적인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12개 종목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내며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폭염 속에서 지치고, 혼탁한 국내 정치에 시달려 찌들려 있던 5,000만 국민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면서 우리를 시원케 해주었다.
여기서 나는 우리선수들과 대표단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별 금메달’ 하나를 추가 선사해주고 싶어졌다.
그 상의 이름은 ‘감사상’이다. TV를 통해서 각종 경기를 관람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선수들이 인터뷰에서 한 결같이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은 감독(코치), 선배 그리고 부모의 뒷바라지 또는 ‘국민의 성원’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이었다.
자기의 힘이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고백인 것이다. 어떤 선수들은 자기가 믿는 신(神)에게 손을 모아 감사하는 것을 본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어떻게 하나하고 봤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는 말은 ‘이겨서 기쁘고 행복하다’, ‘최선을 다했다’, ‘자랑스럽다’라는 말로 그쳤고, 누구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뭉클한 장면은 남자 레슬링 66kg급의 결승에 올라간 김현우 선수가 헝가리 선수를 꺾고 금메달이 확정된 후 제일 먼저 방대두 감독에게 넙적 엎드려 큰 절을 올리는 장면이었다.
그는 연이어 태극기 앞에서도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이 절의 뜻은 아마도 힘들 때 자신을 채찍질해주고 성원해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올리는 감사의 절이었을 것이다.
이 장면을 본 국내 네티즌들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하였고 외신들도 다소 의아해 하면서도 ‘한국의 특이한 예법’이라고 묘사하는가 하면, 런던의 어느 스포츠지에는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스포츠 강국이 되는데 틀림없이 기여하고 있는 값있는 스포츠 정신’이라고 평하였다고 한다.
2012 런던올림픽 한국 선수단이 ‘특별 금메달’을 받아 마땅한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국가 대표 선수단이 8월 9일에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내에 설치 되어있는 6.25 참전 기념 시설을 찾아가서 참배하고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돌아온 귀한 걸음 이었다.
이곳에 비치되어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패는 1999년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회에 의해서 제작된 것으로 참전 영국군에 대한 추모의 글과 유엔기, 태극기, 영국군 각 부대의 상징 마크가 새겨져 있다.
영국군은 6.25전쟁 발발과 함께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육군 2개 여단과 해군 함정 9척, 공군 1개 비행단, 총 56,000여 명의 인원을 보내왔으며, 이 중 1,078명이 전사하고 2,674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이는 6.25 전쟁 기간 동안에 한국을 지원했던 UN 21개국 중 미국 다음으로 많은 참전자와 부상자 숫자인 것이다.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의 영국 6.25 참전 용사 참배의 의의는 매우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역만리까지 달려와 목숨을 바친 영국군 용사들의 넋을 기림과 동시에 그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자유 민주주의를 토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 바쁜 일정을 무릅쓰고 이 행사진행에 우선(priority)을 두었다는 것은 참으로 높이 평가 될 만하며 당연히 ‘특별 금메달’을 받아 마땅하다.
누구에게 감사하고 경의를 표하는 마음씨와 자세는 참으로 아름답다. 아름답기 때문에 감동이 우러나고 감동은 때로는 눈물로 나타나 사람의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김현우 선수의 큰 절이 국내외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듯이 미국에서 어느 한국인 목사가 미국의 여러 교회를 다니면서 한국식 큰절로 큰 감동과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노무현 정권하에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과 멋모르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반미(反美)사상이 전염병처럼 번져나가고 있을 때에, 이를 통분하게 여긴 한국의 젊은 목사가 부흥회 인도 차 초청받은 미국의 어느 대형 교회에서 사회자로부터 소개를 받은 직후 강단 밑으로 뚜벅뚜벅 내려오더니 교회 마룻바닥에 넙죽 엎드려 교인들을 향하여 정중하게 한국식 ‘큰 절’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 다시 강단 위로 되돌아가 설교를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화두를 꺼냈다.
“지금 제가 여러분 앞에서 드린 이 행동은 우리나라에서는 ‘큰 절’이라고 하는데, 전통적으로 신하들이 왕께 드리는 절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는 존경하는 어른 앞에서 최고의 경의와 감사를 표할 때에 드리는 예절입니다.
제가 이 절을 여러분에게 올리는 데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1950년 6월 25일 공산군의 돌연한 남침으로 대한민국이 완전히 공산화가 될 뻔 했을 때 여러분의 아버지와 아들들이 우리를 위해 달려와 생명을 바쳐 지켜주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 은혜가 너무 크고 고마워서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해서라도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뜻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6.25를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과 일부 몰지각한 국민들이 반미구호를 외치는 등 배은망덕한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여러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큰 실망을 안겨준 데 대하여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이 ‘큰 절’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신도들 모두가 일어서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끊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 목사님의 정성 어린 감사와 사죄의 뜻이 담긴 ‘큰 절’을 선행(先行)한 부흥회는 말 할 것도 없이 대성황을 이루면서 지금도 미국의 어디에선가 계속되고 있다는데, 한국에 대해서 그 동안 섭섭함을 금치 못하고 있었던 많은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돌려놓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우리가 귀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세계적으로도 인기도 있고 존중 받는다는 것을 지금쯤은 우리가 알아야 하고 그래서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한류’라는 것도 이런 생각과 가치관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차 윤 / (주)CPR 회장ㆍ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타이스의 명상곡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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