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교훈들

부부갈등 간편처방

리멘시타 2012. 12. 25. 15:52

 

 

 

 

 

 

 

 

 

 

 

 

                                                          

 
친구와의 대화 끝에 최근 들은 어느 부부의 얘기가 생각났다.
사반세기 동안 우리와 가깝게 지내 어지간한 가정사도 아는 사이다.
우리 부부도 그렇지만, 그 집도 처음부터 둘의 성격이 워낙 맞지
않아 늘 티격태격하기 일쑤였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었지만, 아이들이 스물이 넘게 장성하여 둘만의
시간이 많아지자 걸핏하면 말다툼하는 일이 많아졌다.

남들은 '제2의 신혼' 어쩌고 하는데, 그 집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아내는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와 유별나게 따지는 성격에 죽을 맛이었다.

취미도 너무 달랐다. 남편은 술과 담배, 커피 아니면 잠자기 등
아내가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했다. 아내는 학교 선생님답게
지성이 풍기기를 원했건만, 어깃장만 놓는 남편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한번 밉게 보이니, 연애할 때에는 마음에 들던 넓은
이마나 잘생긴 코까지 보기 싫다고 했다. 아이들과 주변의
눈이 있어 갈라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그저 속앓이만
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으로 한동안 산 적도 있다.
주변에서도 '혹시 저러다 진짜로 찢어지는 것은 아닌가' 염려도 했다.


 
 
그런 부부가 언제부터인가 확연히 달라졌다. 백두대간을 같이
다니는가 하면, 서로의 취미도 존중해주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비결'을 물었다. "앞으로는 여자들 말만 잘 듣기로 했다"는
답이었다. 여자들이라니? 아내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서 길을
안내하는 '내비 걸(Navi girl)'이란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니까, 가훈(家訓)을 아예 "당신 말이 맞소"로
정했다고 한다. 뭔가 비위에 맞지 않아 화가 날 때에도
얼른 "당신 말이 맞소"라고 하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되더라는 그의 얘기를 듣고 살포시 감동했다.
 

아내 역시 남편의 눈부신 변화에 동참, 남편의 언행이나
주장이 마음에 안 들어도 곧잘 "당신 말이 맞소"라며
맞장구를 친다는 것이다. 그 말만 하면 둘이 얼굴을 맞대고
웃어버린다고 한다. "정 상대방 말이 옳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경우엔 "그건 당신 말이 틀린 것 같소"
라고 말하며 토론으로 합의점을 찾는다고 한다.
무릎을 쳤다. 우리보다 더 불안해 보이던 그들에게서 기가 막히게
좋은 가훈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기뻤다.


"당신 말이 맞소"라는 가훈으로 '인간승리'가 아니라
'가정승리'(家庭勝利)를 한 부부의 실례(實例)를 들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 주변에 있는 아무
물건이라도 던지고 싶어질 때, 한번쯤 아내(또는 남편)의

 

 입장으로 돌아가 "당신 말이 맞다"고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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