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ry Train
James Last Orchestra
인 생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 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
*시인 최영미(崔泳美, 1961~서울 )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 1994년 베스트셀러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선풍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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